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화 1

인연

서호주와의 인연은 3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.

퍼스의 쌀쌀한 겨울에 킹 에드워드 메모리얼 병원에서 한국인 유학생 부부가 첫딸을 낳았다. 한국인이 유난히 없던 그 동네에서 그 아이는 만 세 살까지 서호주대학 사설 유치원에서 백인 아이들과 부대끼며 아무 걱정없이 자랐다. 2년 늦게 태어난 동생과 함께 네 가족은 곧 한국으로 돌아와 한국 사회에 힘겹게 적응했다. 해야했다.

자유로웠던 호주 생활과 너무나도 다른 한국에서 유치원에서 문제아 취급도 당하기도 했던 어느 날 초등학교를 다니던 아이는 다시 한번 세상에 나갈 기회를 만났다. 사촌과 함께 호주와 뉴질랜드로 갈 수 있는 티켓을 갖게 된 아이는 단번에 이 기회를 잡아버리고 만다. 그렇게 두번째로 퍼스와의 인연을 만나게 된다.